금융감독원이 대신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증권사의 건전성 부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산업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임기 중 마지막 정기 검사라는 점에서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정기 검사 대상으로 대신증권과 KB증권을 확정하고 조만간 정기 검사 실시와 관련한 사전 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통상 금감원은 상·하반기로 나눠 정기 검사를 진행해왔는데 구체적인 검사 일정은 아직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정기 검사는 이르면 3~4월께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첫 타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2022년부터 검사 체계를 ‘종합·부문검사’에서 ‘정기·수시검사’ 체계로 전환했다. 은행·증권 등 업권별로 주기에 따라 정기 검사를 하고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 검사를 하는 방식을 적용해 검사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증권사보다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수시 검사를 진행해왔다.
금감원의 대신증권 정기 검사는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KB증권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정기 검사를 받게 됐다. 최근 3년간 금감원으로부터 정기 검사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증권(2022년)과 유안타·현대차증권(2023년), 교보·NH증권(2024년)이다. 금감원은 연간 계획에 맞춰 이뤄지는 정기 검사인만큼 증권사의 경영 실태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
올해 정기 검사에서는 재무 건전성 부문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2023년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영향으로 증권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말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뒤 첫 정기 검사를 받게 된 대신증권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등에 대한 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지난해 말 대신증권 NCR은 437.6%다. NCR은 1년 전(355.1%)보다 82.5%포인트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9개 종투사의 평균치(1583.97%)에 미치지 못한다. 당국이 판단하는 적정 수준(500%)에도 미달된다.
금감원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긴 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의무 준수 여부 등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증권도 지난해 KB국민은행에 이어 올해 강도 높은 정기 검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단행한 결과 총 892억 원 규모(291건)의 부당 대출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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