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큰 불로 상당한 건물 피해를 입어 자체 전시가 불가능해진 국립한글박물관이 대안으로 전국 각지로의 순회전시를 내놓았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에 따르면 박물관은 그동안 한글문화 전시를 전국 각지의 문화예술 기관들과 협업해 지역에 선보이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는 데, 올해는 이를 확대해 총 6개 지역, 7개 기관에서 ‘어린이 나라’, ‘근대한글연구소’, ‘사투리는 못 참지!’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우선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잡지 ‘어린이’를 소재로 한 ‘어린이 나라’를 ▲ 아트센터고마(공주, 3.13.~5.11.)와 ▲구미시문화예술회관(구미, 5.20.~7.20.)에서 개최한다. 전시 기간 중 어린이날이 포함된 아트센터고마에서는 전시실 내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체험영상과 놀이를 경험할 수 있으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도 2025구미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5.27.~5.31.)를 계기로 구미를 찾은 지역민들이 양질의 한글문화 전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근대 시기에 발행된 한글 자료를 공예, 패션, 영상 등의 디자인 작품으로 재해석한 ‘근대한글연구소’를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김포, 4.1.~6.29.)와 ▲부산시민회관(부산, 9.12.~10.31.)에서 개최한다. 전시 기간 중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9.17.~26.)가 열리는 부산시민회관에서는 부산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는 내외국인들이 한글의 가치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성황리에 개최했던 ‘사투리는 못 참지!’는 ▲오죽헌·시립박물관(강릉, 7.9.~8.31.)과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제주, 9.22.~12.7.)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충청남도역사박물관(공주, 3.27.~7.6.)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 ‘한글, 마음을 적다’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주요 전시품은 조선시대 왕실 및 양반가의 한글 자료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은 부족한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약 1년을 기한으로 휴관하고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아쉽게도 지난 2월1일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행해 4층 건물 가운데 3~4층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휴관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다행스럽게도 보물 등 보유중인 자료의 피해는 없었다고 박물관은 밝혔다.
국립한글박물관 측은 “앞으로도 순회전시를 통해 지역의 한글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지역 소재 문화예술 기관들과의 물적·인적 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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