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업체 오너들이 중동 시장을 직접 찾아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세일즈맨을 자처하는 등 K방산 수출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17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서 UAE 국영 방산업체 엣지 그룹의 파이살 알 반나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방위·우주·조선해양 부문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논의했다. 무기체계 현지 생산과 무인 시스템 개발 협력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국가 주요 시설에 무인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엣지는 2023년 에스토니아의 밀렘을 인수하며 무인 무기체계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바 있다.
한화는 조선해양 분야에선 한화오션과 엣지 조선소 간 협업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엣지는 자회사인 ADSB를 통해 조선 및 함정 건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양측은 향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방산과 관련 산업 분야에서도 관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엣지 관계자는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비전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양사는 각국의 방위력 증진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협력 방안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상 LIG 회장 역시 이날 IDEX 2025를 찾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구 회장은 LIG넥스원(079550) 부스를 방문한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시스템(L-SAM)을 비롯해 저고도에서 고고도를 아우르는 다층 방어 통합 솔루션 ‘K-대공망’을 소개했다.
LIG넥스원은 앞서 2022년 UAE와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 천궁-II에 대한 4조 원 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천궁-II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 K-방산의 대공 방어 능력이 입증되면서 L-SAM의 수출 역시 기대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군이 운용하는 무기체계를 동등한 성능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구매국에 큰 고려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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