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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에 미칠 영향

■ 데이비드 리드 슈로더 글로벌·이코노믹스 대표

데이비드 리드 슈로더 글로벌·이코노믹스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전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3일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과 관련한 관세 부과 계획이 보도되면서 전 세계 주식은 하락했고 미국 달러는 상승했다. 같은 날 오후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1개월간 유예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일부 반등했다. 중국은 여러 미국 제품에 10~15% 관세를 부과하고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예고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관세 부과 목적이 멕시코·캐나다·중국으로부터의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에 대항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관세 발효 시점을 늦추는 대신 국경 단속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콜롬비아에서 추방된 이민자를 실은 미국 군항기의 착륙을 거부하자 미국이 콜롬비아에 무역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콜롬비아는 항공기의 착륙을 허가해 가까스로 관세를 피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1기 동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관세의 영향을 받은 11개 범주에 속한 품목의 가격이 2.5% 상승하면서 미국의 근원물가지수를 약 0.1% 높였을 뿐이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원래 계획대로 적용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두 국가를 포함한다면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무역이 관세 부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전체 수입품 중 28.3%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중국산 수입품의 비중은 13.6%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슈로더는 ‘공격적인 트럼프 정책(Aggressive Trump)’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발표된 것보다 더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대대적인 이민자 추방을 가정한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은 둔화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는 관세 위험을 반영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미국은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유로존과 영국 등 다른 지역들은 여전히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달러는 단순한 금리 차이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 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양국이 타협점을 찾는다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중국이 다시 한번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켜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만약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EU는 관세가 발효되기 전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려고 시도할 것이며, 미국산 무기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려 할 수 있다. EU는 대외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잃게 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요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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