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파키스탄 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리밸런싱을 본격화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화학제품(스페셜티) 확대라는 비전에 맞춰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가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LCPL) 보유 지분 75.01%를 파키스탄 투자사인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화학업체인 몽타주오일 DMCC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매각 대금은 979억 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내 거래를 마쳐 파키스탄 내부의 구제 금융과 환율 변동성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지 중앙은행이 외화반출을 금지해 수령하지 못했던 2022~2024년 배당 미수령액 296억 원도 지난해 6월 수령했다.
LCPL은 롯데케미칼이 2009년 147억 원에 인수한 회사다. LCPL은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산업용 원사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해왔다.
롯데케미칼은 LCPL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고부가 제품 확대라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2023년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파키스탄 화학회사와 매각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지연 등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산 저가 범용 화학제품의 범람 등의 여파로 기초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자 범용 산업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루이지애나 법인(LCLA) 지분 40%를 담보로 66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인도네시아 법인(LCI) 지분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해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가시적인 비즈니스 전환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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