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선제적인 자본 관리와 높은 투자 수익에 힘입어 1조 70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과 지급여력비율(K-ICS) 250%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별도 기준 순익 1조 710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익 규모에서 메리츠증권(6301억 원)을 압도한다.
메리츠화재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보험 시장에서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상품 라인업을 적극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짠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보험 손익은 2.4% 증가한 1조 5336억 원을 찍었다. 특히 지난해 신계약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은 1조 4000억 원이 증가했다. 투자 손익은 25.0% 증가한 7616억 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신계약은 월 평균 1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2% 개선됐다. 건전성 지표인 K-ICS 역시 4분기 말 기준 247.6%로 전년(242.2%) 대비 5.4%포인트 개선됐다. 주요 보험사들의 K-ICS 비율이 급락한 것과 대비된다. 메리츠화재의 한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이익을 많이 낸 결과”라며 “장기 보장성 상품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데다 투자 수익도 경쟁사들 대비 2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주당 배당금 4909원, 총 5132억 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지난해 7월 단행한 1489억원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2024년 배당 총액은 6621억 원, 배당성향은 38.7%였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보험 업계 새 회계제도(IFRS17) 체제하에서 순이익이 두 배가량 성장하며 여력이 생기자 배당 규모 또한 2021년(670억 원) 대비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이익 역시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당기순익은 1조 7250억 원으로 예상된다.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오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 목표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14만 3000원으로 올렸다. 대신증권도 12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등으로 메리츠금융지주 주가수익비율(PER) 10배가 넘어가더라도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온 정책 방향성을 고려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자사주 축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