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변으로 흑범고래 떼 157마리가 밀려왔으나 구조에 실패했다. 당국은 결국 생존한 90마리를 모두 안락사하기로 결정했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호주 남동쪽 태즈메이니아섬 서북쪽 외딴 해변에 돌고래의 일종인 흑범고래 157마리가 발견됐다. 현지 환경 당국은 이들 중 대다수는 호흡 곤란 등으로 폐사해 이날 오후까지 90마리만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돌고래들을 깊은 바다로 옮겨서 살리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태즈메이니아섬과 해당 해변이 사람이 접근하거나 전문 장비를 운반하기 어려운 매우 외진 곳인 데다가 날씨와 바다 상태가 거칠어서 구조에 실패했다. 게다가 생존한 돌고래들도 햇빛과 강풍에 노출되면서 고통받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환경 당국의 사고 관리자인 셸리 그레이엄은 “구조 시도에도 돌고래들이 계속해서 다시 밀려들고 있다”면서 “전문가의 수의학적 평가에 따라 이들 동물을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양 생물학자 크리스 킬리온은 “돌고래를 살리기 위한 모든 대안이 실패했다”면서 이들 동물은 뭍에서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오래 고통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신속하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안락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고래들이 좌초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항공 정찰 결과 인근 10㎞ 반경 내 다른 해변에서는 추가 좌초 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흑범고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상 멸종위기 위험 정도가 두 번째로 낮은 ‘준위협’(NT·Near Threatened) 단계로 분류되는 해양표유류로, 따뜻한 바다에서 50마리 이상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어린 개체는 몸무게가 500㎏ 정도지만 성체 무게는 약 3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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