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의 보급형 전기차인 EV3가 유럽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인상해 생긴 공백을 EV3가 높은 상품성을 앞세워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유럽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기아 EV3는 올 1월 네덜란드에서 1760대가 팔리며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자리한 볼보 EX30(722대)와 1000대 넘게 격차를 벌리며 차종별 점유율 15.4%를 달성했다. 지난달 네달란드에서 판매된 차량 7대 중 1대가 EV3인 셈이다.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도 기아는 점유율 17.8%를 차지하며 선두에 올랐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도 EV3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EV3는 스페인에서 417대 판매돼 중국 BYD의 돌핀(394대)을 제치고 모델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각각 895대, 301대가 새 주인을 찾아 모델별 판매량 2위의 호실적을 거뒀다. 유럽 전체 모델별 판매량과 브랜드 점유율은 공히 3위에 올랐다.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된 EV3는 81.4㎾h 용량의 배터리와 최대 350㎾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으로 501㎞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외 V2L(차량 외부 전원 공급 기능) 등 최신 기술을 탑재했지만 가격은 낮게 설정됐다. 유럽 내 EV3의 가격은 5000만 원대로 테슬라 등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
최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결정한 것도 유럽 시장 공략에 부스터가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유럽에 수출되는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17.8~45.3%로 올렸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테슬라 차량 역시 17.8%의 관세가 붙었다.
기아는 다음 주 스페인에서 ‘기아 EV데이’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브랜드 최초 세단인 EV4와 첫 목적기반차량(PBV)인 PV5를 선보인다. EV3보다 더 작은 콘셉트카 EV2도 공개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