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배당성향을 4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해 지난해부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를 통해 상장기업들에 솔선수범을 보이겠다는 취지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12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배당성향을 기존 33%에서 45%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상장기업에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와 배당 성향 확대를 권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도 이에 동참해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 도입 기조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9월 기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중간배당으로 지급한 금액은 주당 3000원으로 총 577억 원 규모다. 지난해 국내 증시 침체에 이어 올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 등의 여파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있지만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참여 독려를 위해 주주 환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으로서 상장기업에 모범이 돼야 한다는 취지”라며 “중간배당과 배당성향 확대 등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밸류업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배당성향 40%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일명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배당성향을 33%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배당성향대로라면 총액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어 배당 금액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2023년 말 기준 한국거래소의 주주는 증권사 30곳(86.10%), 한국증권금융 등 금융 유관기관 2곳(7.15%), 한국금융투자협회(2.05%) 및 우리사주조합(0.89%)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지분 3.80%는 한국거래소가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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