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국내 주식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와 격차를 5%대까지 바짝 좁혔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2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 회장의 주식가치는 21일 기준 12조 21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주식평가액(12조 228억 원)이 처음으로 12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1955억 원 가량 불어난 셈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1주당 주가가 지난 20일 12만 3000원에서 21일 12만 5000원으로 1.63% 상승한 영향이다.
반면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일 13조 1848억 원에서 21일 12조 9201억 원으로 하루 새 2600억 원 넘게 감소하며 2% 정도 주식재산이 증발했다. 삼성생명(032830)(-5.45%)과 삼성물산(028260)(-2.86%), 삼성화재(000810)(-1.64%), 삼성전자 우선주(-1.11%) 등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종목이 대부분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13조 원대였던 주식평가액도 12조 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이 회장과 조 회장 간 주식평가액 격차도 지난 20일 8.8%에서 21일 5.4%로 더 좁혀졌다. 작년 초만 해도 조 회장의 주식평가액 규모는 이 회장의 38.7%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에 국내 주식부자 1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봤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2023년 국내 1위 영업이익 자리를 다른 기업에 내준 데 이어 이 회장의 국내 최고 주식부자 타이틀까지 반납하게 되면 삼성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생기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방안을 동원해 주가 상승에 힘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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