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오는 25일 마지막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변론 11회 만이자,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73일 만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을 열고 양측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 최종 의견 진술을 듣는다.
최종 변론에서는 증거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2시간씩 종합 변론을 진행한다. 이후 청구인 측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 윤 대통령이 최종 의견을 진술한다. 대통령이 직접 의견 진술에 나서는 것은 헌정사 최초다. 최종 의견 진술에는 시간 제한을 두지 않지만 당일 변론이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진술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사자의 무제한 최종 의견 진술이 이뤄지는 만큼 윤 대통령이 내놓을 ‘마지막 카드’에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서는 계엄 상황에 대한 평가부터 본인 의견, 증인 등 관련 인물에 대한 견해, 국민 통합 메시지, 탄핵 기간을 염두에 둔 국정 운영방안 등 메시지까지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헌재 판단과 국민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거대 야당의 횡포에 대한 ‘경고성’ 비상계엄 선포, 부정선거 의혹 등 그간 윤 대통령 측이 내세웠던 주장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정 위원장은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지시의 위헌·위법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은 그동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 한 것도 위헌·위법적 행위라고 봤다.
헌재는 25일 변론을 마친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재판관 평의를 통해 탄핵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주심인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검토 내용을 발표한 뒤 재판관 8명이 표결에 참여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마지막 변론 다음 날부터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의를 열어 주심 재판관이 쟁점에 대해 검토 내용을 요약·발표하고 나머지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선고 결과는 평의에서 표결 절차(평결)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평결이 이뤄지면 주심 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토대로 결정문 초안을 작성한다. 결정 주문·이유에 대해 다수 의견과 견해가 다른 소수의견 등이 있으면 이를 반영해 결정문 초안을 보완하고 확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법조계에서는 전례에 비춰볼 때 헌재의 최종 결정은 마지막 변론 뒤 2주 이내인 3월 중순쯤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안에 조기 대선이 열린다. 반대로 3명 이상이 반대할 경우 탄핵소추가 기각되고 윤 대통령은 즉시 복귀할 수 있다.
한편 헌재는 24일 오후 2시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고, 이어 오후 4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탄핵심판 2차 변론 기일을 열어 이 지검장 등 당사자 신문을 한 뒤 변론을 종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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