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리조트의 채권자였던 글로벌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경영권 확보는 채권자로서 정당한 권리”라면서 당장 매각 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베인캐피탈 관계자는 23일 “지난해 5월부터 기한이익상실사유가 발생하는 조짐이 있어 모히건 측과 장기간 협상해왔지만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인스파이어를 당장 매각하기 보다는 성장시키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도 예정대로 집행하겠다는 것이 베인캐피탈 측의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베인캐피탈이 2~3년 후 매각이나 상장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배인캐피탈은 2021년 11월 사모대출펀드인 크레딧펀드를 통해 인스파이어리조트의 모회사인 MGE 코리아리미티드에 2억 7500만 달러(약 4000억 원)을 대출하면서 모회사 지분 100%를 담보로 잡았다. 그러나 베인캐피탈은 인스파이어가 재무약정을 어겼다면서 지난 17일 MGE코리아리미티드 지분을 확보해 인스파이어 경영권을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인스파이어를 경영해온 모히건 측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연체한 적이 없다”면서 “시장 관례에 부합하는 재무계약 수정안을 제안했으나, 베인캐피탈이 이를 거부하고 다른 대출 기관보다 먼저 많은 지급을 받는 조건을 요구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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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은 “대출이자를 중간에 주는 게 아니라 2027년 만기 때 몰아서 한 번에 주는 조건이기 때문에 어차피 지금은 연체 이자가 발생할 수 없다”면서 “연체이자 때문이 아니라 정식 개장한 올해 4월 이후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인스파이어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1275실의 5성급 호텔 타워 3개 동,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공연 전문 아레나, 유리돔 형태의 실내 워터파크,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다. 전 세계에서 8개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모히건사가 100% 출자해 지난해 4월 개장했다. 첫해인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연결기준으로 매출 2190억원을 올렸으나 15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베인캐피탈은 개장 초기 영업손실에 대해서는 초기 건설비용에 따른 결과로 본업이 부실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베인캐피탈 관계자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 6개월은 개장 전으로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건설 비용만 인식되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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