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린버크’가 4년간의 장기 연구에서도 효과를 유지하며 장질환 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인 재발 및 합병증 위험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 린버크는 2022년까지 전 세계 매출 1위에 올랐던 휴미라의 뒤를 잇는 차세대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캘거리대학교 염증성장질환 부서장인 캘 레모 파나시오네 교수는 21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5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 발표된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4년 연장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린버크를 약 4년간 유지 치료한 중등증~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내시경 관찰에서 염증이 거의 사라지거나(개선) 완전히 없어지는(관해) 등 주요 평가 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유지했다”며 “기존 임상에서 증상이 사라지는 임상적 관해 및 내시경 관해가 확인된 바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린버크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린버크는 휴미라, 스카이리치와 더불어 애브비의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휴미라는 지난해 13조 원, 스카이리치는 17조 원, 린버크를 8조 6000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2019년 8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첫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린버크는 이후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린버크는 JAK억제제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과 이를 전달하는 JAK 신호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억제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을 감소시킨다.
파나시오네 교수는 “이번 연구로 린버크가 중등증~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에서 탁월한 치료 이점을 가진 안전한 치료 옵션이라는 확신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릭스 왕립 대학병원 소화기질환 및 이식, 일반 외과 염증성장질환 부서에 있는 제이콥 사이델린 교수도 실제 임상(RWE)에서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린버크로 치료해본 결과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궤양성대장염 관련 증상 감소 및 관해 달성 비율이 높아졌다”며 “지난해 미국소화기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린버크는 경구제임에도 다른 생물학적 제제나 정맥투여 약제와 비슷한 순응도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린버크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1차 치료제로서의 우수성이 효과가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린버크는 생물학적 제제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유도 요법 및 유지 요법에서 더 높은 점막치유를 확인해, 1차 치료에서 린버크가 더 이점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동안 진행된 연구 결과, 처음부터 린버크 30㎎로 치료한 환자는 59%, 린버크 15㎎로 치료한 환자는 44%가 증상이 없어졌다. 하지만 생물학적 제제로 먼저 치료한 후 린버크 30㎎, 린버크 15㎎를 맞은 환자들은 각각 43%, 32%로 치료효과가 떨어졌다.
이번 ECCO에서는 스카이리치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애브비는 전 세계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데이터에서 스카이리치 치료가 질병 중증도를 감소시키고 주요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스카이리치를 투여 받은 환자들은 더 큰 증상 완화와 질병 관리 효과를 경험했으며, 절반 이상이 임상적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도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