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팀 셔터 내리러 왔습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중증외상센터로 거듭나겠습니다. "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주인공 백강혁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장을 누비다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재건해 달라는 보건복지부의 요청을 받고 한국대병원에 부임한 날 이 같은 멘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증외상센터'의 애청자라면 새롭게 중증외상센터장이 등장한 첫 장면,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가 병원에 계속 밀려들자 중증외상센터 펠로우(전임의)까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공간을 보며 어디서 촬영했을까 궁금해 했을 법하다.
2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작품 속 한국대병원의 메인 촬영지는 2019년 2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개원한 이대서울병원이다. 지난 1월 24일 8부작으로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주요 촬영지인 이대서울병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대서울병원은 드라마가 방영되기 약 1년 6개월 전인 2023년 5월부터 11월까지 1~3층 병원 외경, 로비, 응급진료센터 입구, 외래 진료실, 4층 힐링정원, 첫 진료 라운지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현실성 높은 고증과 의학적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김태윤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외과 교수를 단장으로 송승환 외과 교수, 조동영 신경외과 교수, 황역구 정형외과 교수와 이재길 이대목동병원 외상외과 교수 등이 자문단을 맡았다.
김태윤 교수는 "교통사고, 추락 등으로 외상에 크게 손상을 입은 환자의 치료 대응과 심장파열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의료진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의학적인 측면에서 현실이 잘 고증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즈 속 내용이 모두 실제 의료현장과 일치하지 않지만 작품에서도 강조되듯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골든 타임"이라며 "큰 사고를 당했을 때 의료적 처치를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중 상대적으로 최근에 지어진 이대서울병원은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대한민국녹색건축대전 최우수상 등 수상 이력을 보유 중이다. 탁 트인 외래 공간과 채광과 통풍이 잘되는 내부, 높은 층고 덕분에 '병원 같지 않은 병원', '환자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치유의 공간'으로 통한다. 개원 초기인 2020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율제병원, 2019년 SBS 드라마 '의사요한'의 서울한세병원 등 다수 의학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의정 갈등 이후 오랜만에 나온 의학드라마의 주된 배경으로 등장하며 환자 친화적인 공간이라는 점이 다시금 알려지게 된 셈이다. 중증 외상 환자 치료에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헬기 이송이 실제로 가능한 몇 안되는 병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은 "작품을 통해 이대서울병원의 편안한 내부 공간과 쾌적한 환경이 알려져 의미가 크다"며 "직원들도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이 매체에 나오니 자부심도 높아져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대서울병원은 드라마와 같이 옥상에 헬기장이 있어 전국에서 헬기 이송이 가능하고 언제나 응급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제6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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