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24일 정오를 기해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의 일부 설비에 대해 부분 직장 폐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게릴라 파업 등 노조의 쟁의행위가 이어지자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사측이 방어 목적의 직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현대제철이 직장 폐쇄를 결정한 곳은 냉연공장 내 산세압연설비(PL/TCM)다. PL/TCM은 냉연 생산 라인의 선공정으로 냉연강판 생산에 앞서 소재인 열연강판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사전 압연을 하는 역할을 한다. 생산 공정 특성상 이 설비가 가동되지 않으면 후공정도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해 당진 냉연공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현대제철은 이날 “당진 냉연지회 노조의 PL/TCM 부분파업으로 해당 공정뿐 아니라 냉연 전 공정의 조업이 중단됐다”며 “회사에 막대한 손실 및 고객사 신뢰 하락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1일부터 노조가 총파업과 부분·일시 파업을 반복하면서 전체 생산 일정을 확보하기 어려워 방어적 차원에서 부분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노사분규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만 톤의 생산 손실이 발생해 피해액이 25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제철과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단협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는 최근 기본급 10만 원 인상에 ‘기본급 400%+1000만 원’의 경영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005380)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 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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