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치솟으면서 ‘가성비템’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건강을 챙기려는 니즈도 여전합니다.”
올해 식품과 뷰티 등 소비재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는 ‘가성비’다. 지난해부터 정치적 환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高)환율·고유가 등으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심리마저 잔뜩 위축된 탓이다. 그러면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확산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대용 간편식부터 다양한 헬시플레저 상품을 올해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피부 자극이 적은 스킨케어 상품군을 늘리는 모습이다.
먼저 삼립은 1900원으로 빠르고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런치빵’ 시리즈를 출시했다. 15~19cm의 빅 사이즈 브리오쉬 빵에 토마토·콘마요·양파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해 풍미를 더했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바쁜 직장인들에게 맛과 영양, 가격까지 잡은 간편식 베이커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메인요리’를 앞세워 냉동 간편식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은 ‘직화식 돼지불고기’와 ‘직화식 제육볶음’, ‘용두동식 쭈구미볶음’ 등 3종이다. 다양한 메인요리를 출시해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닭갈비와 찜닭 냉동 간편식을 출시한 후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메인요리 매출이 두 달 만에 70% 가까이 급증한 바 있다.
건강과 환경을 우선 고려하는 트렌드도 지속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국내 생수브랜드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10월엔 질소 충전 기술을 적용한 ‘초경량 아이시스’를 선보였다. 초경량 패키지 도입으로 연간 127톤의 플라스틱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2020년 내놓은 무라벨 제품 ‘아이시스8.0 ECO’는 연간 182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했다. 절감한 라벨을 일렬로 연결하면 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인 약 10만km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영양 강화와 식사대용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과브랜드 ‘컴포트잇츠이너프(ComfortEatsEnouF)’를 론칭하고 베이크드쿠키, 토스티드브레드, 골든츄이바 등 6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통곡물과 100% 국내산 압착보리를 주원료로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높이고 당류와 포화지방은 줄인 것이 특징이다. 균형잡힌 영양 설계를 위해 롯데중앙연구소의 보리 및 통곡물 연구 결과와 제품개발 노하우를 적용했다.
뷰티업계는 자극을 낮춘 제품들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정통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AESTURA)에서 ‘에이시카365 흔적진정세럼 pH4.5’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피부 표면의 수소이온농도지수(pH)를 12시간 유지해주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을 최초로 적용, 손상된 피부 장벽 개선 등 민감 피부의 붉은기 진정 효과를 확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체감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초저가 전략을 내세움과 동시에 건강을 고려한 다양한 상품들이 특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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