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전형적인 주가 조작 사례’라고 지적했던 코스피 상장사 삼부토건(001470)이 폭등한 부채 비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끝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회생절차개시 여부는 서울회생법원이 서류를 검토해 결정한다.
삼부토건은 “경영 정상화 및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을 위해 기업 회생 절차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재무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삼부토건의 영업 손실은 2021년 44억 원에서 2023년 말 782억 원으로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불어났다.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무려 838.5%에 달한다. 이는 2023년 말 403.0%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한 수치며 지난해 기준 시공평가 능력 100위 권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12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비상장 주식회사 대성트레이딩에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이번 회생 절차 신청으로 인해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피에스에너지조합과 에프씨엠씨조합에 전환사채(CB)를 100억 원 가까이 재매각하는 방안도 철회하고 잔여 자기 전환사채는 소각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TF(태스크포스)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삼부토건 주가를 보면 1020원에서 5500원까지 아주 단기간에 올랐다”며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획득한 삼부토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수혜주로 지목되며 올해 한때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부토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2% 하락한 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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