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018670)가 투자은행(IB) 업계 대부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005940)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 겸 SK(034730)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이끄는 SK가스에 자본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 전 사장이 합류하면서 SK그룹이 진행 중인 리밸런싱 작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내달 2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 의결할 예정이다. 정 전 사장이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사장은 IB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63년생인 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006800))에 입사했다.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IB부장, 기획본부장, IB상무를 차례대로 지낸 정 전 사장은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웅진코웨이 매각, NHN 상장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당시 전체 증권사 IB 중 7~8위에 그쳤던 우리투자증권을 1위로 이끌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한 2018년 첫 사장으로 임명된 후 지난해까지 6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정 전 사장은 수십 년의 IB 경력을 토대로 쌓은 강력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로 평가 받는다. 메리츠증권도 발 빠르게 정 전 사장을 상근 고문으로 영입해 IB 경쟁력을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정 전 사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조직에 이식하기 위해 정 전 사장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 독보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정 전 사장이 SK디스커버리 산하인 SK가스에 사외이사로 합류하면서 SK그룹이 진행 중인 리밸런싱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SK디스커버리 지분 40.7%를 갖고 있는 최창원 부회장은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의장직을 맡은 최 전 의장은 수익성이 떨어진 사업의 매각을 주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별해 투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인 SK가스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LPG와 LNG 복합가스발전소인 울산GPS를 가동했다. 이달 중순에는 SK이터닉스와 함께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인 에이펙스클린에너지와 손잡고 미국 ESS 프로젝트의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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