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000670)이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4000억 원 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부회장, 박기덕 사장 등 3명을 상대로 회사에 4005억 원을 배상하라는 주주대표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영풍은 최 회장 등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등을 통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 6000억 원 중 고려아연 출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7%에 육박한다는 점을 짚었다. 영풍은 이와 관련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회장과 중학교 동창인 최 회장의 사적 관계가 투자 배경이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들은 현재 1000억 원 이상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고려아연 자금이 100% 가까이 투자된 ‘하바나1호’ 펀드는 SM테인먼트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영풍은 또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이례적으로 높은 관리보수를 지급하고 최소수익률에 대한 조건도 없이 수익금을 높게 분배하기로 하는 등 최 회자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영풍은 또 최 회장 등 경영진이 2022년 미국의 신생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한 것도 문제가 크다고 짚었다. 영풍은 이그니오가 2021년 설립된 신생 회사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경영진이 이를 알고도 초고가로 인수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그니오 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 설립 초기 자본의 100배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이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며 인수 배경과 기존 주주들과의 관계에 의문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영풍은 최 회장의 처 인척이 운영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고려아연이 수십억 원 규모의 인테리어 계약을 몰아준 의혹도 제기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요구를 넘어 고려아연 경영의 정상화와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최대주주로서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하며 독단적인 경영의 책임을 지게 하고, 일반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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