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본인 역시 금감원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 참석해 ‘F4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최 부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게 맞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최 부총리께서 그만두시면 저도 같이 그만두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렸던 이 원장이 비상계엄 사태 직후 사의를 밝혔다는 사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처음 알려진 사안이다.
이 원장은 “(최 부총리가)회의 직전 대통령실에 들렀던 상황 설명하면서 ‘자괴감(이 든다)’이라는 말씀을 주셨고 ‘이럴 바에는 부총리직을 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말씀을 주셨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외환시장이 열려 있고 여러 역외 시장 상황이 있어서 저희가 그럴 때(사임)가 아니고 시장 상황을 정리한 다음 본인 거취에 대해 생각하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대화를 했다”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같이 (최 부총리의 사임을) 말리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비상계엄 당시 심정이 어땠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 “당시 상황 자체를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면서도 “매우 잘못됐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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