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주력 우주발사체가 될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이 일회용 대신 재사용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된다. 미국 스페이스X가 로켓 재활용 기술을 앞세워 우주 탐사 비용을 확 낮추자 한국도 경제성 있는 발사 기술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우주항공청은 25일 제3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차세대발사체사업 개선 추진계획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우주청은 2032년 달 착륙선 자력 발사와 동시에 경제성 있는 국가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한다. 약 2조 원을 들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3배 이상 성능을 내는 발사체를 개발하는 차세대발사체 사업은 당초 일회용을 기본으로 하되 재사용 기술을 일부 함께 개발하는 게 목표였지만 앞으로는 재사용 기술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2035년부터는 차세대 발사체를 연 20회 이상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을 것이란 게 우주청 측 기대효과다.
우주 당국이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은 미국이 재활용 기술로 다른 국가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에만 134회 로켓을 발사하며 전 세계 로켓 발사 횟수(254회) 중 53%를 차지했다. 주력 발사체인 팰컨9의 발사 비용은 700억 원 수준으로 일반적인 대형 로켓(950억 원)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전날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차세대 발사체가 민간 부문에서 상용화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고비용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우주청과 민간 간 협업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 계획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차세대 발사체의 설계부터 발사운용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기로 했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지난해 진행됐던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주관기업 선정 입찰을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한화 외 다른 기업도 개선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계획에 새로 참여할 수 있을지 법적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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