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기관·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를 역전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4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1조 1023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었다. 전년말(8103억 달러)에 비해 2920억 달러나 불었는데 4년 연속 흑자 행진인데다 증가 폭도 역대 최대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하며 ‘순채권국’이 된 이래 10년 만에 1조 달러 흑자국 반열에 진입했다. 2023년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를 상회하는 국가는 일본, 독일, 중국, 홍콩, 노르웨이, 캐나다 등 6개 국가에 불과하다.
덩치를 불린 순대외금융자산 덕에 시장에서는 경제 위기 시 외환보유고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비중도 커지고 있다"면서 “민간의 해외 여유 자금이 늘었다는 얘기로, 공공부문의 외환보유고를 건들지 않아도 외환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는 얘기”이라고 평가했다.
대외금융자산은 2조 4980억 달러로 전년말 대비 1663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9943억 달러로 1367억 달러나 불며 1조 달러에 육박했다. 연간 기준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잔액(8378억 달러)를 넘어섰다. 해외증권투자 거래 요인은 721억 달러, 주가와 환율의 영향을 받는 비거래 요인은 645억 달러 늘었다. 2024년 중 다우존스(12.9%), 나스닥(28.6%), 유럽연합(8.3%) 등 주요국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 3958억 달러로 1257억 달러 감소했다. 주식과 채권 모두 외국인의 순유입이 있었지만 원화 약세로 인한 평가 가치 하락이 더 컸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달러화 대비 원화는 10.2%나 평가절하됐다. 국내 증권투자만 보면 1180억 달러 감소했는데, 거래요인은 되레 222억 달러 늘었다. 나머지는 비거래요인으로 1403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무는 6700억 달러로 전년말 대비 25억 달러 감소했다.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가 62억 달러 증가한 반면, 1년 초과 장기외채는 87억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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