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매출이 한달새 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계엄사태를 시작으로 정국 혼란이 지속된데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들은 면세점보다는 올리브영·다이소 등 로드샵을 선호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내·외국인이 국내 면세점(시내·출국장·입국장·지정)에서 일으킨 매출은 6억 5564만 달러로 지난해 12월(8억 7522만 달러) 대비 25.1% 감소했다. 지난해 1월 매출이 11억 9946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45% 이상 매출이 급감한 셈이다.
시내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만 놓고 보면 매출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1월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4억 321만 달러로 전월(6억 3363만 달러) 대비 36.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7.3% 감소한 규모다.
실제 국내 면세점을 방문하는 방문자수도 감소추세다. 1월 면세점 방문자수는 228만 8160명으로 전월(229만 8280명)보다 1만 명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넉달 연속 감소세다.
이는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면세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가운데 지난 연말 계엄사태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수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환율이 지속되고 관광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의 내수경기 침체 등도 면세점의 매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방문객수 감소세보다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외국인들이 면세점보다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등 로드샵에서의 지출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국내 주요 면세점 4개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합계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상태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의 근본적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한령 해제 등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이상 분위기 반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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