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라서 아직 통상 정책이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통상은 서로 상대가 있고, 카드를 미리 보이기 어려운 만큼 통상 당국끼리 만나 차근차근 협상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사장은 27일 서울 종로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북미본부를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옮겼고 현지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분석해 우리 기업에 전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1·2 차관을 거쳐 코트라 사장에 취임한 그는 "글로벌 경제 질서가 자유 무역에서 '경제 안보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며 "무역·투자 진흥을 넘어 경제 안보 기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코트라는 18일 발표된 '범부처 비상 수출 대책'을 통해 관세 대응 상담, 20개 무역관 헬프데스크 운영 등 지원에도 나선 상황이다.
강 사장은 대중 통상 전략과 관련해선 "최근 중국을 방문한 뒤 놀라울 정도로 중국이 한국을 바짝 추격했거나 능가했다는 무서움을 느꼈다"며 "중국은 이제는 시장이라기보다는 경쟁자에 가깝기 때문에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 사장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본부에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재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비롯해 기업 애로 해소에 노력 중"이라며 "재건 사업이 본격화하면 코트라가 내부 전담반을 만드는 등 정부와 재건 프로그램을 상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와 관련해서도 "내부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가 풀릴 경우를 대비해 우리 기업 진출을 지역 본부에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강 사장은 임기중 지난해 기준 129개인 해외무역관을 140개로 늘리고 한 해 예산도 6649억 원에서 7500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출 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10만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소기업은 9만5949개 수준이다.
강 사장은 아세안·인도 등 글로벌사우스 지역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는 “글로벌사우스는 중국, 북미 등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며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은 경제 성장률이 높고 거대 인구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소비 시장이라 수출에 유리할 뿐 아니라 핵심 자원이 많아 생산 거점 차기 지역으로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올해 멕시코(몬터레이)와 조지아(트빌리쉬) 등 2개 지역에 무역관을 신규로 열고 반도체·인공지능(AI), 바이오, 항공·방산, 조선·해양 등 7대 분야 거점 무역관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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