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의 지난해 달러 기준 운용 자산 수익률이 8.49%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화 외 유로화·엔화 등 주요국 통화까지 포함한 통화 바스켓 환산 수익률은 10.80%, 원화 환산 시 수익률은 23.68% 수준으로 호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하며 각국 통화 기준 수익률에서 다소 차이가 벌어졌다.
28일 KIC가 발표한 2024년 운용 성과에 따르면 달러 기준 주식 투자 수익률은 18.83%, 채권 투자 수익률은 -0.19%로 나타났다. 자산군별 벤치마크 대비로는 주식이 10bp(bp=0.01%), 채권은 2bp 웃돌았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의 전체 수익률은 9.30%로 벤치마크 대비 3bp 높았다. KIC의 전체 운용 자산 중 전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8.1%로 나타났다.
사모주식과 부동산·인프라, 헤지펀드 등 대체 자산 수익률은 최근 7년 연 환산 8.06%로 기록됐다. 최초 투자 이후 누적 연 환산 수익률은 7.68%였다. 대체 자산 중 사모 주식의 7년 연 환산 수익률은 12.20%, 부동산·인프라는 5.46%, 헤지펀드는 5.80%로 집계됐다. 대체 자산은 중장기 목표를 갖고 투자한다는 점에서 7년 및 누적 연 환산 수익률로 집계했다고 KIC는 설명했다.
전체 운용 자산 중 대체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1.9%였다. 전년 22.0% 대비 0.1%포인트 줄었다. 주식 수익률이 높아진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KIC는 중장기 자산 배분 전략에 따라 대체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체 자산 전체 순자산가치(NAV)는 전년 대비 35억 달러 증가한 452억 달러로 기록됐다.
KIC는 지난해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총운용자산(AUM)도 2065억 달러(약 304조 원)로 늘었다. 2005년 공사 출범 이후 역대 최대치다. KIC는 2021년 AUM 2050억 달러를 기록해 첫 2000억 달러 고지를 넘겼다. 다만 2022년 수익률이 -14.36%로 고꾸라지며 1693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듬해부터 수익률 회복에 성공하고 2년 연속 성과를 내면서 올해 다시 2000억 달러를 재돌파했다.
KIC는 지난해 성과를 자체 분석하며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업들의 성장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기술 기업 주가 상승 폭이 컸고 KIC도 준수한 운용 실적을 거두면서 수익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KIC의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주식 직접 보유 규모는 421억 7738만 달러다. 다만 채권 분야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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