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8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된 영향으로 보인다.
28일 오후 1시 15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5.59% 떨어진 7만 9912.4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최고가(10만 6147달러) 대비 약 25% 폭락한 수치다. BTC가 8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이다.
이번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인한 시장 불안감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멕시코·캐나다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되자 투자자들은 BTC를 비롯한 고위험 자산에서 미국 국채와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93.62포인트(-0.45%) 내린 4만 3239.50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94.49포인트(-1.59%) 하락한 5861.57에, 나스닥 지수는 530.84포인트(-2.78%) 급락한 1만 8544.4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호주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스위프트엑스(Swyftx)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파브 훈달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가상자산부터 주식까지 위험자산 전반에 걸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 7거래일 동안 기록적인 수준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청산된 롱 포지션은 최근 2억 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BTC 관련 포지션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청산액이 6억 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고조됐던 시장 낙관론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BTC가 7만 달러까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더 디맥(dmac)은 "매수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여전히 7만 달러가 목표 가격"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BTC가 올해 내 20만 달러까지 상승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에는 5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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