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이번 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3개월 만에 8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28일 오후 5시 13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 가격은 전주 대비 20% 급락한 7만 86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 경신한 역대 최고가 10만 9114달러에서 28% 하락한 수준이다.
BTC 추락과 함께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알트코인도 20%대 낙폭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가상자산 투자자 심리 지표인 알터너티브닷미 크립토 공포탐욕지수는 16포인트로 떨어져 '극도의 공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BTC 급락은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던 헤지펀드들의 행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명 BTC 투자자 카일 사세는 "단기 차익거래 전략으로 현물 ETF 매수와 동시에 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최근 시장 약세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BTC 현물 ETF를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포지션을 대거 청산하면서 BTC 현물 ETF를 매도했고 이것이 BTC 현물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BTC 현물 ETF에선 최근 급격한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BTC 현물 ETF에선 총 2억 6631만 달러(약 3889억 원) 규모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전날 블랙록 IBIT는 4억 2000만 달러(약 6132억 원)의 역대 최대 순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향후 BTC 가격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 유명 인사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BTC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헤이즈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BTC는 하락세를 타고 저점을 낮추고 있다"며 "현재 가격 흐름으로 볼 때 주말 동안 8만 달러 아래로 한 번 더 큰 폭 하락한 뒤 한동안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서 BTC가 7만 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BTC의 조기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트 호건은 현재를 "역사상 BTC를 구매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급락이 BTC 저점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관점이다. 엑스와 레딧, 텔레그램 등 주요 SNS에서도 'BTC 저점 매수' 언급이 급증하고 있다. 가상자산 온체인 분석 플랫폼 센티멘트에 따르면 BTC 저점 매수에 대한 언급은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BT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스트래티지의 설립자 마이클 세일러도 BTC에 대한 여전한 믿음을 드러냈다. 세일러는 이날 엑스를 통해 “신장 하나를 팔아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BTC는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지의 BTC 미실현 수익은 최근 두 달 사이 ⅓ 가까이 깎인 상태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49만 9096개의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실현 수익은 67억 4000만 달러다. 지난해 12월 미실현 수익은 200억 달러 수준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