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에 엔비디아 급락 여파 등 악재가 겹치며 28일 국내 증시가 3%대 급락해 단숨에 2530대로 밀려났다. 증시가 8.77% 빠진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에 대한 내성이 약화됐단 분석과 함께 투매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9% 하락한 2532.78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전(2654.58)과 비교해도 4.59%가 빠졌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 5576억 원을 내다 팔며 2022년 1월 27일(1조 7142억 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매도 물량을 쏟아냈고, 기관도 6179억 원을 던졌다. 개인은 2조 357억 원을 사들였지만, 증시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3.49% 내린 743.96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 달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까지 경고했고, 중국도 “모든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서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더불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급락 여파로 삼성전자(-3.20%)와 SK하이닉스(-4.52%) 등 시가총액 상위 국내 반도체 종목 하락이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에 대한 내성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음주부터 미 정부의 관세 협상 이벤트가 도래하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주의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 대상국의 대응에 따라 추가 주가 하락이 예상된단 전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트럼프가 밝힌 추가 관세 부과일과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개막일이 겹친다. 중국은 이날 관세 대응책을 비롯해 대미 정책 기조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더 강한 관세로 대응할 시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 캐나다와 멕시코는 펜타닐(마약) 통제를 위해 국경 경계를 강화하는 등 협상의 의지를 보였다”며 “관세 우려가 협상을 통해 진정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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