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 장 규모의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에 나선다. 전국 단위 통신망 같은 대규모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는 1위 이동통신사이자 SK하이닉스 반도체 등 그룹의 AI 역량을 총결집하는 ‘SK AI 선봉장’으로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AI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기사 5면
유영상(사진) SK텔레콤 대표는 3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개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비수도권 지역에 GPU 6만 장, 소비 전력 100㎿(메가와트)급의 하이퍼스케일(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규모를 1~2GW(기가와트)로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거점화까지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시점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계획이다. GPU 6만 장은 정부가 2027년까지 최대 2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짓기로 한 국가 AI 인프라 ‘국가AI컴퓨팅센터(3만 장)’보다 두 배 큰 규모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통상 3년 정도가 걸리므로 2027년께 정부와 자사, 기타 업계를 합쳐 한국이 총 10만 장의 GPU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유 대표의 생각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그룹 계열사 기술을 적용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를 통해 GPU 수급난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대신 AI 반도체인 GPU로 구성된 AI 연산 특화 인프라다. AI 경쟁의 필수품으로 강대국들이 수백조 원씩 들여 선점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 예산 부족 등으로 대응이 늦어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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