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건설업계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DL그룹의 DL이앤씨(375500)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로부터 자유로워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소형원전모듈(SMR) 사업 확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의 수혜도 기대된다며 줄줄이 목표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무려 31.49% 급등했다. 이는 주요 건설사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가파른 상승세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028260)(2.63%), 현대건설(000720)(8.77%), GS건설(006360)(3.54%), HDC현대산업개발(294870)(3.68%) 등은 코스피 수익률인 3.21%에 못 미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
DL이앤씨는 다른 건설사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큰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L이앤씨의 연결기준 부동산 PF 보증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98.8%로 현대건설(440.3%)과 GS건설(186.4%) 대비 월등히 낮았다. 작년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 711억 원, 순현금은 9940억 원을 보유해 국내 건설사들 중 재무구조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DL이앤씨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알짜’ 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공사비 3993억 원 규모의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뒤이어 서울 자양7구역 재건축 공사(3607억 원)와 서울 잠실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사업(3817억 원)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가 1조 1809억 원에 불과했는데, 올해에는 한남 5구역을 포함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3조 원으로 잡았다. 올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가이던스(전망치)로는 각각 7조 8000억 원과 5200억 원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작년 8조 3184억 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709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착공한 고비용 주택의 매출 비중이 빠르게 줄고 있고, 보수적으로 원가율을 높게 잡았던 사업들이 공사비 증액 등에 따라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선별 수주 영향으로 지난해 착공한 주택 사업들의 수익성이 훨씬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 SMR 기업의 기업 가치 상승과 지분 투자를 통한 SMR 사업 확장 가능성, 우크라이나 종전 재건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BNK투자·미래에셋·LS·메리츠·NH투자증권 등은 지난달 연이어 DL이앤씨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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