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가 미래 체질개선을 위한 무기로 클라우드 게임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리니지 등 주력 지식재산권(IP)의 인기에 기댄 성장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술 중심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클라우드 게이밍에서 사용되는 가상 머신의 할당 효율화에 대한 새로운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PC·스마트폰 등 사용자의 기기가 아닌 원격 서버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이를 이용자의 기기에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고성능의 기기가 필요없고 번거로운 설치 과정 없이 다양한 기기에서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엔씨소프트가 출원한 특허는 게임 실행을 위한 서버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내용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서버에서 다수 사용자를 위한 게임을 동시에 구동해야 하다 보니 가상머신(VM)과 같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당장 클라우드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게임 환경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주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7억 6000만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달한다. 2032년에는 126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3월 구글 클라우드와 클라우드·AI 분야 협업 확대를 논의하는 등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플랫폼인 ‘퍼플’을 통해 클라우드 세이브 기능을 공개하는 등 기반 작업도 이뤄가는 중이다.
클라우드 뿐 아니라 AI 관련 기술도 미래 먹거리의 일환으로 집중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AI의 융합 연구와 관련해 게임 업계에서 크래프톤과 함께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인 ‘바르코 LLM’을 개발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AI 기술을 단순히 자사 게임과 연동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에 판매해 수익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사내 AI 연구개발 조직인 엔씨리서치를 별도 법인인 NC AI로 분사하고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기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NC AI의 분사는 AI 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는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자체 AI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