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자금난 우려에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채권 1조2000억 원을 보유 중이지만, 신탁사의 담보가치가 약 5조 원으로 평가돼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2000억원을 집행한 바 있다. 당시 홈플러스는 부동산 신탁회사와 맺은 신탁계약 수익증권을 메리츠금융그룹에 담보로 제공했다. 현재 홈플러스의 부동산·유형자산이 신탁재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보통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법원은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대한 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린다. 다만 신탁 계약에 따라 담보로 제공된 수익증권 등은 기업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처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모든 부동산은 신탁에 담보로 제공돼 있고 메리츠금융이 1순위 수익권을 갖고 있다”며 “수익권 행사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무관하며 기한이익상실(EOD) 발생시 즉시 담보 처분권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등급이 낮아져 자금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이번 회생절차 신청은 예방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물품대금을 지급해왔다며 대형마트·익스프레스·온라인 등 모든 채널을 정상 영업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홈플러스의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악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이 배경이다.
홈플러스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는 약 2조 원, 부동산 자산은 4조 70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월 말 기준 462%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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