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경북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원 축소에 나선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부터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 근무자 12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1년 월정 급여에서 정년까지 잔여근속 간의 50%에 해당하는 기간을 곱한 범위(최대 3년)내에서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녀 1인당 1000만 원(최대 3명)의 학자금과 함께 만 55세 이상은 별도의 정년 처우금도 지급한다.
현대제철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02년 이후 3년 만이다. 포항공장은 전기로를 중심으로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무 관련성이 있는 인천·당진 공장으로 인력 전환배치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려 했지만 노조 반대로 기존 4조 2교대 체제를 2조 2교대로 전환하는 등 축소 운영해왔다. 하지만 공장 수익성이 현격히 떨어져 희망퇴직과 전환 배치를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게 됐다.
현대제철과 노조는 지난해 9월 시작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발 철강 관세 인상 등으로 올해 전망도 좋지 않아 기본급 10만 원 인상에 더해 ‘기본급 450%+1000만 원’의 성과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현대자 수준인 ‘기본급 500%+1800만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파업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에 대해 부분 직장폐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항 2공장 정상 가동을 위해 노력했지만 어려운 철강 경기가 지속돼 기술직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를 진행하게 됐다”며 “회사는 노사 협의를 거쳐 관련 조치를 진행하고 고용 안정성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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