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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의 교훈 [기자의눈]

김남명 생활산업부 기자


“대형마트에서 기업회생을 신청한 전례는 아예 없는데다 시기적으로도 안 좋은 때에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대형마트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외형이 매년 쪼그라들고 영업적자가 심화하던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절차를 개시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여기다 홈플러스가 연중 최대 행사인 ‘홈플런’(2월 28일~3월 11일)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던 터라 이 같은 상황을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점입가경이 될 공산이 크다. 홈플러스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일부 협력사의 대금 지급을 미루며 신뢰를 흔들고 있어서다. 홈플러스 측은 부족한 현금 흐름을 이유로 협력사에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대신 지급일을 늦추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에 적극적으로 입점하려는 협력사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규모 정산 미지급 사태를 빚었던 티메프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는 중소상공인도 많다. 홈플러스 상품권의 사용처가 잇따라 제한되고 있는 점 역시 중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계 일각에선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홈플러스의 빈 자리를 차지하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오프라인 업체가 성장하기는커녕 오히려 e커머스에 다 뺏길 가능성이 더 크다. 이미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0.8% 줄어드는 등 역성장했다. 전체 유통업 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은 경쟁사들이 잘해야 한다. 롯데마트는 이달 20일 ‘롯데마트 제타’ 앱 출시를 앞두며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이마트는 코로나19 이후 쪼그라든 외형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은 업체들은 금융 논리에 매몰돼 유통 시장의 본질적 변화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한 홈플러스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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