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등 두꺼운 생체 조직을 관찰할 때 기존의 광학 기술은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의 산란 때문에 광학적 수차가 생기는 한계가 있다. 광학적 수차는 미세구조 관찰을 진행할 때 현미경 이미지의 품질을 떨어뜨려 생물학 및 조직병리학 연구에서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염색 없이 두꺼운 생체 조직의 3차원 영상을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디지털 수차 보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광학적 메모리 효과(optical memory effect)를 활용해 두꺼운 생체 조직을 실시간으로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학적 메모리 효과란 빛이 기울어질 때 산란된 빛도 함께 기울어지는 현상으로 생체 조직과 같은 복잡한 산란 매질에서도 관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기존 적응형 광학(adaptive optics) 기술보다 더욱 강력한 보정 효과를 제공해 생체 조직 내부의 구조를 더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기법을 적용한 결과 연구진은 생체 조직 내부의 세포 구조를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으며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시료에서 발생하는 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조직병리학, 신약 개발, 생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을 제시했으며 기존 기술이 극복하지 못한 심층 조직 이미징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가로 평가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홀로토모그래피 기반 비침습적 생체 이미징 및 진단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는 생체 조직의 더욱 정밀한 3차원 이미징을 통해 세포 수준에서의 다양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리학과 오철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인 이번 연구 결과는 올 2월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해당 기술은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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