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업계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기업소비자거래(B2C)는 구글, 기업간거래(B2B)는 AWS와 손잡고 글로벌 협력을 본격 확대할 계획입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빅테크들과의 협력을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AI 경쟁에 대응해나간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AWS 측의 협력 제안으로 양사가 소버린(자립형) AI, AI콘택트센터(AICC), AI 컨설팅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협력방안을 더 구체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 AI는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동원해 만든 AI 모델이다. 공공·금융·의료 등 개인정보에 민감한 기업·기관이 해외 정보 유출을 줄이고 한국에 특화한 모델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KT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분기 소버린 AI인 ‘한국적 AI’ 출시를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 경영진은 AWS가 MS를 뛰어넘는 클라우드 1위 업체임을 거듭 언급하며 KT-MS보다 LG유플러스-AWS 동맹이 소버린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에둘러 강조했다.
홍 대표는 “AWS뿐 아니라 구글, 해외 통신사들과의 AI 분야 협업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며 “구글과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3억 달러(4300억 원)의 제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구글과도 AI 에이전트(비서) ‘익시오’에 제미나이를 탑재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익시오는 제미나이 탑재를 통해 정교한 분석, 요약, 추천이 가능한 액셔너블 AI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해외 통신사 중에서는 일본 KDDI로부터 다양한 제휴 방안을 제안받아서 빠른 시일 내 양사의 공동 프로젝트를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KDDI는 지난해 말 샤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달 내 샤프 사카이 공장 부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MWC에서도 다양한 AI 기술은 선뵈며 LG유플러스처럼 AI 기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중동 최대 통신사 자인그룹도 LG유플러스와 익시오 현지 출시를 위한 MOU를 맺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차별화한 AI 전략으로 ‘안심지능’을 제시했다. 보안을 높여 개인정보 탈취나 딥페이크 등 AI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이용자의 목소리를 흉내낸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안티 딥보이스’, 규모를 줄여 기기 자체에서 연산을 수행함으로써 개인정보의 유출을 방지하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 챗봇 대화내용 같은 개인정보 해킹을 효율적으로 막는 양자내성암호(PQC) 등 세 가지 자체 개발 기술로 구성된 보안 솔루션 ‘익시 가디언’도 선보였다.
홍 대표는 “이용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고(Assured)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며(Adaptive) 이용자와 일상을 함께하고(Accompanied) 세상을 밝게 만드는(Altruistic)에 집중하는 4A 전략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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