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환율방어 동원된 국민연금, 작년 환헤지 손실만 1.4조[시그널]

계엄 등 정치이슈에 환율 치솟자

통화 선물환 거래 손실 4배 폭증

수익 악화 vs 리스크 관리 이견에

한은 "장기적으론 수익에 도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체크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폭락한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환헤지(위험 회피)에 나섰다가 1조 4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시장 방파제 역할은 컸지만 톡톡히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고환율 흐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위해 환헤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외환시장 안정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환헤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팽팽하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확보한 국민연금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통화 선물환 거래(통화선도·외환시장 직접 개입)로 1조 4234억 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는 전년 말 기준 손실액인 3090억 원 대비 4배 이상 폭증한 금액이다. 직접 거래 외에도 외환 스와프 등 다른 환헤지 전략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손실도 있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란 자체적으로 정해놓은 기준보다 환율이 올라가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를 선물환(특정일에 사전에 약정한 환율로 매수·매도하는 거래)을 통해 매도하는 것이다. 달러를 매도해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환율 상승기에는 환차익을 얻을 수 없어 수익성에 불리하다.





국민연금은 현재 해외 투자자산의 최대 15%를 환헤지할 수 있도록 정해두고 있다. 외환 스와프 등 전략적 환헤지는 10%까지, 통화 선물환 거래와 같은 전술적 환헤지는 5%까지 가능하다. 2018년께 환헤지 비율은 0%였지만 2022년 최대 15%까지 환오픈하는 정책이 도입됐고 지난해에는 이 조치가 올해 말까지로 연장됐다.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31조 원 수준으로, 환헤지는 최대 64조 6500억 원까지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으면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동원됐는데 지난해 벌어진 계엄령과 탄핵 사태 당시 환헤지 여력이 집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계엄 전이었던 지난해 11월 29일 기준 환율은 1396.50원이었고 한 달 뒤인 12월 31일에는 1477.00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약 1450원 수준을 넘어섰을 때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IB) 일각에서는 환헤지에 국민연금이 동원되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금 확대기인 2030년까지는 환헤지를 아예 하지 않는 게 수익성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 데다가 실제 이번 손실로 미뤄 봤을 때 환헤지가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수익률이 극대화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연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올라 해외 투자 수익률이 매우 높아져 있을 때 환헤지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게 수익률 극대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한은 금요강좌에서 백봉현 해외투자분석팀장은 “국민연금은 규모가 크고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손익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환 리스크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 스와프 규모는 △2022년 100억 달러 △2023년 350억 달러 △2024년 500억 달러 △2024년 650억 달러 등으로 2년 만에 6.5배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