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내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극심한 변동 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많아지며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는 정치인 관련 테마주는 실적과 상관없이 단기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위험이 매우 크다며 지나친 투자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평화홀딩스(010770)는 지난 7일 6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 3990원이었던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평화홀딩스는 자회사 소재지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고향 경북 영천과 같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정치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 결정을 앞두고 김 장관의 지지율이 범보수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별로 보면 평화홀딩스의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지지율 상승에 고공행진 하던 평화홀딩스의 주가는 7일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하자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동신건설(025950) 주가도 한 달 새 4만 1100원에서 지난 7일 기준 5만 1600원으로 26% 올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가는 7% 급등과 9% 급락을 오가는 등 극심한 변동 장세를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인 진양화학(051630)도 지난 4일 11% 급락 이후 다음 날인 5일 6% 넘게 오르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정치 테마주 투자를 주의하라고 입을 모은다. 정치 테마주는 해당 기업의 실제 사업이나 실적과 무관하다 보니 뛰어오른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고 급등하던 주가도 한순간에 꺾일 수 있어 손실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가령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2017년 3월 10일) 직전까지 올랐던 정치 테마주는 선고 이후 이벤트 소멸에 대거 급락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인 DSR(155660)은 2017년 탄핵 심판 선고일 직전 한 달간 주가가 55% 올랐지만 선고일 이후 한 달간 20% 급락했다. 당시 바른정당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020180) 주가도 탄핵 선고 이후 한 달간 주가가 30% 넘게 급락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테마주인 인터엠(017250)의 경우 선고일 전 한 달 동안 주가가 9%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고 이후 한 달간 주가가 37% 추가로 급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실적과 상관없는 일회성 급등인 경우가 흔하다”며 “손실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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