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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업계 인력 3800명 부족…"미래차 인재 없어"

미래차 관련 일손 72% 모자라는데

車 자격증 8개중 6개는 정비 편중

전문가 "전동화 등 자격 신설하고

외국인 근로자 활용 등 논의해야"

올 1월 ‘CES 2025’에서 공개된 아마존 죽스(Zoox)의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라스베이거스=성형주 기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 관련 부품 업계의 인력 공백이 1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과 기존 인력 전환 등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자동차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000여 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인력 부족 규모가 378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래차에 탑재하는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의 상황이 심각했다. 전체 매출액 중 미래차 부품 비중이 1% 이상인 업체들이 추가로 필요로 하는 인력 규모는 1784명으로 전체(3781명)의 47.2%를 차지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차 전환으로 고숙련 인력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이들 부품 업체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정상적인 경영은 물론 생산 시설 가동, 고객 주문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직무별로 보면 연구개발 분야에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관련 인력 공백이 가장 두드러졌다. BMS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인력 부족률은 각각 63.1%, 23.6%에 육박했다. BMS는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핵심인데, 사람이 없어 기술 고도화가 늦춰지고 있다. 부품 업체들은 “역량을 갖춘 지원자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지원자 자체도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업계는 이 같은 인력 부족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부품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면 완성차 업체의 생산계획에 차질을 줄 뿐만 아니라 SW 기술 고도화가 늦어지면서 해외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다. 미래차 전환에 실패한 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일감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ISC는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에 특화한 인력 풀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자동차 국가기술자격은 8개 중 6개가 정비 분야에 쏠려 있는데 앞으로 미래차 관련 자격을 신설해 인력 선순환을 만드는 식이다. 또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간 협력으로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인력에 대한 전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ISC의 한 관계자는 “미래차 관련 기술 자격을 취득한 인력은 채용 과정에서 우대해 우수한 인재들이 몰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내국인의 근로 기피로 인력난 해소가 어려운 생산·제조 분야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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