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원가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발 통상·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에 중요해진 리스크 관리 능력은 하나금융지주가 첫손에 꼽혔다. 다만 대형 금융사들이 지난해 41조 원이 넘는 이자 수익을 올리면서도 투자 경쟁력은 뒷걸음질치고 있어 새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의 자문을 받아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결 기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KB금융은 저원가성 예금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이 앞섰다. KB의 지난해 원가 경쟁력은 46.4%로 우리(44.1%), 신한(42.1%), 하나(40.5%)보다 높았다. 원가 경쟁력은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 이익을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더한 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이 보유한 원화요구불 예금은 지난해 말 기준 156조 원으로 4대 그룹 중 가장 많다.
전체 이자 수익에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위험 관리 능력은 하나금융이 5.1%로 가장 우수했다. KB(6.7%)와 신한(6.9%)은 6%대를 보였고 우리(7.8%)는 7%대였다.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쌓는 충당금이 적을수록 좋은 만큼 수치가 낮은 곳이 관리를 잘하는 곳이다. 종업원 급여 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노동 경쟁력은 KB가 1.9배로 하나(1.85배), 신한(1.74배), 우리(1.55배)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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