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맥신’을 3차원(3D) 프린팅 방식으로 정교하게 제작해 고성능 배터리나 센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설승권 스마트3D프린팅연구팀 박사 연구팀이 백신을 활용해 고해상도의 3D 미세 구조물을 인쇄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맥신은 금속층이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형태의 물질이다. 전기 전도도가 높고 전자파 차단 능력이 뛰어나 배터리나 전자기 차폐 등을 위한 신소재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맥신을 가공해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맥신을 3D 프린팅 공정에 함께 적용하려면 별도의 첨가제가 필요한데 이것이 맥신의 특성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또 맥신의 양을 제대로 조절하기 까다롭다는 어려움도 있다.
연구팀은 독자 기술인 ‘메니스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메니스커스는 물방울을 일정한 압력으로 지그시 누르거나 당기면 모세관 현상으로 인해 물방울이 터지지 않으면서 외벽에 곡면을 형성하는 현상이다. 3D 프린터에서 분사된 맥신은 물방울이 만든 메니스커스를 통로로 삼아 이동하며 방해없이 정교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270배 높은 1.3㎛(마이크로미터)의 해상도를 가진 맥신 구조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연구팀은 맥신을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 활용하면 구조물의 표면적과 집적도를 높여 이온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밀도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자기 차폐에서는 내부의 다중 반사와 흡수 효과를 증폭하여 성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다양한 센서를 제작할 때도 민감도 증대 및 효율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설 박사는 “맥신 잉크의 농도 조건을 최적화하고 인쇄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매개변수들을 정밀 분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우리의 기술은 별도의 첨가제나 후처리 공정 없이도 맥신의 장점을 살려 고강도·고정밀 3D 마이크로 구조물을 얻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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