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에서 역량을 쌓은 인재들의 바이오텍 이직이 활발하다. 규모가 큰 제약사에서 초기 연구부터 의약품 허가까지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바이오텍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연구를 맡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희귀 유전 질환 진단 검사 기업 쓰리빌리언(394800)은 최근 구제민 팀장을 영입했다. 구 팀장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 신약개발 전문가로 일동제약(249420)에서 14년간 신약 프로젝트 몸 담았다. 비임상 후보물질 도출 프로젝트 3건에 참여했고, 임상시험계획승인(IND) 1건, 물질특허 2건의 성과를 내며 신약개발을 주도했다. 구 팀장은 쓰리빌리언의 AI 신약 후보물질 생성 모델 개발 연구개발(R&D)부터 후보물질 도출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 총괄한다.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제뉴원사이언스는 올해 1월 R&D역량 강화를 위해 안병옥 부대표를 R&D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안 부대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가다. 동아제약 연구원으로 시작해 동아에스티(170900) 개발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에스엘백시젠과 이뮨메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안 부대표는 임상개발, 국내외허가, 약물감시 등 연구개발 영역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뉴원사이언스의 R&D 역량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오스코텍은 최근 종근당 효종연구소장을 역임했던 곽영신 박사를 부사장 겸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곽 부사장은 노바티스 신약개발연구소, LG화학 등에서 면역·대사·항암·퇴행성뇌질환 등 치료제 개발을 해왔다. 곽 부사장은 “오스코텍의 각종 신약 파이프라인이 렉라자를 뛰어넘는 성공을 연이어 창출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곽 부사장은 이달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으며, 주총 결과에 따라 사내이사직도 겸할 예정이다.
바이오텍들은 기술은 보유했지만 신약개발 전략 수립, 사업개발 등에서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대형 제약사에서 다년간 신약 초기 연구부터 각 개발 단계의 전략수립, 기술수출까지 신약개발 전주기를 경험한 전문성을 바이오텍이 필요로 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과거에는 제약사에서 바이오텍으로 이동하는 게 이질적이었지만 현재는 긍정적인 성과가 많이 나오면서 호환성이 높아졌다”며 “바이오텍이 제약사 사업개발·관리 기능을 이식하면서 신약개발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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