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이마트(139480)와 롯데쇼핑(023530)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이후 이마트·롯데쇼핑에만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부터 11일까지 기관은 이마트를 544억 원, 롯데쇼핑을 170억 원 사들였고 연기금은 각각 239억 원, 81억 원씩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사들인 이마트·롯데쇼핑의 지분은 1034억 원어치로 6거래일 만에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도 강세다. 이마트는 전날 1000원(1.18%) 내린 8만 3600원에 롯데쇼핑은 400원(0.59%) 내린 6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4일부터 11일까지 이마트의 주가는 7만 6000원에서 8만 3600원으로 10% 올랐으며,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6만 2500원에서 6만 7500원으로 8%가 치솟았다.
이 두 종목이 강세인 이유는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몰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고, 대형마트에 대한 수요를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양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특히 이마트는 홈플러스와 상권이 겹치는 점포의 비중약 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할인점을 중심으로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고,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여파로 증권사 6곳이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차례로 이마트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특히 키움증권은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 8000원에서 13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상향했다. 이마트의 주가가 10만원 위쪽에서 거래된 것이 지난 2023년 4월이 마지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파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영업력 약화에 따른 이마트의 반사수혜가 기대된다”며 “유동성 악화와 주요 공급 업체에 대한 협상력 약화로 인해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증가 효과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납품 중단으로, 이마트의 제조업체에 대한 협상력 강화로 이어져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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