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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항균제 내성까지 높인다

美 보스턴대 연구팀 확인

대장균과 동시 배양 실험 진행

항생제 없어도 세균 내성 증가


미세플라스틱이 지구 생태계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항생제가 없는 상태에서도 세균의 항균제 내성을 촉진해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BU)의 무하마드 자만 교수팀은 미국 미생물학회(ASM) 저널 응용·환경 미생물학(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에서 대장균(E.coli)을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배양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나 지름이 5㎜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 입자로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땅에 쌓이거나 바다·강을 통해 흘러가며 환경에 축적된다. 최근 중국의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밀과 쌀, 옥수수 등 전 세계의 주요 작물 4~14%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자만 교수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표면에 박테리아 군집, 즉 ‘플라스티스피어(plastisphere)’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항균제 내성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폴리스티렌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0.05㎜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고 10일 동안 밀폐 공간에서 대장균을 함께 배양했다. 배양 기간 동안에는 2일마다 널리 사용되는 암피실린과 시프로플록사신, 독시사이클린, 스트렙토마이신 등 네 가지 항생제를 활용해 대장균을 죽이는 데 필요한 최소량을 측정하며 항균제 내성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농도에 관계없이 밀폐 공간에서 함께 배양된 대장균들은 5~10일 이내에 네 가지 항생제에 모두 내성이 증가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제거된 후에도 박테리아의 항균제 내성이 상당히 강하고 안정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항균제 내성 연구는 주로 항생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남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때문에 항생제가 없어도 세균의 항균제 내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항균제 내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시급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해당 논문의 제1 저자인 닐라 그로스 연구원(박사과정)은 “미세플라스틱은 오염 물질일 뿐 아니라 세균의 항균제 내성을 촉진하는 복잡한 물질”이라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약물 내성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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