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LG(003550) 인공지능(AI) 연구원이 ‘딥시크급 AI’ 공개를 검토한다. GTC에 참가하는 유수의 글로벌 빅테크들을 잠재적 고객사로 확보하는 동시에 필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 AI 연구원은 오는 17~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되는 GTC 2025에 익스히비터 등급 스폰서로 이름을 올리고 부스를 차린다. LG그룹이 GTC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 등 연구원 핵심 인력들이 현장을 찾아 네트워킹에 나설 예정이다.
LG AI 연구원은 이번 행사에서 중국의 생성형 AI 모델인 딥시크와 맞먹는 성능을 가진 엑사원 신모델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GTC에서 발표가 이뤄진다면 지난해 12월 엑사원 3.5버전이 공개된 지 3개월 만의 신모델 공개다. 배 원장은 지난달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간담회에서 “연내 딥시크 AI 모델과 비슷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GTC가 글로벌 유수의 빅테크가 참가하는 최고의 ‘AI 빅이벤트’가 된 만큼 공개적으로 성과를 알리고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앞서 LG AI 연구원이 지난해 연말 공개한 ‘엑사원 3.5’ 32B 모델 개발비에 70억 원이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딥시크(558만 달러·약 78억 원) 보다 더 적은 비용을 들여 AI 모델을 만들었는데도 마케팅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제기됐다.
행사 기간 딥시크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개최하는 별도 세션도 예정돼 잠재 고객사들에게 명확한 비교 기회를 제공하기도 쉽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이 완료된 상태에서 최종 성능 등 여러 변수들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LG뿐 아니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도 GTC에 집결한다. 삼성전자에선 개막 첫날 짐 엘리엇 미주총괄 부사장이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최신 그래픽용 D램과 저전력 D램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블랙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소개한다.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이 고성능 컴퓨팅과 AI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HBM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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