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한국거래소의 관리 종목 지정 우려 공시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 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릭스의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 단순 기대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라 자칫하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래 전망뿐만 아니라 재무 건전성 등 기업 자체 위험 요인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인 11일까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주식 18억 9600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은 이달 첫 거래일인 4일을 제외하고 5거래일 연속 해당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10일 거래소가 관리 종목 지정 우려가 있다고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일간 주식 9억 6500만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개인들은 최근 주가가 2거래일간 20% 넘게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닥 본부 규정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 사실이 확인될 경우 거래소는 해당 상장기업을 관리 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2023년 자본총계 대비 세전 손실 비율이 약 215.3%(424억 원)로 법차손 발생 요건에 해당됐으며 재무 관리로 과거 대비 나아졌긴 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법차손 비율은 약 53.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도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현재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 물질 BBT-877 및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 물질 BBT-207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BBT-877의 경우 다음 달 중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관리 종목 지정은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 코스피 상장사 금양은 이달 4일 거래소의 관리 종목 지정 조치 이후 주가가 3거래일간 40% 넘게 하락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릭스는 분기당 평균적으로 50억 원 내외의 세전 손실을 기록해왔다”며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체의 위험 요인 점검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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