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명에 ‘고배당’이 들어감에도 편입하고 있는 구성 종목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최대 5%포인트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월 배당 상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투자자들에게 단순 배당률 외에 배당 성장률, 과거 지급 기록 등 부가적인 사항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상품명에 ‘고배당’이 붙어 있는 삼성·미래·KB·한화자산운용의 ETF 중 연 배당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한화운용의 ‘PLUS 고배당주’였다. 해당 상품의 연 배당률은 9.38%로 4.35~5.26%로 형성돼 있는 다른 상품들을 크게 앞섰다. 연 배당률에 주가 상승률까지 포함한 총수익률도 최근 1년 기준으로 홀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앞서 나갔다.
운용사 고배당 ETF별 수익률 격차는 편입 구성 종목 차이에서 비롯됐다. 특히 정부와 금융 당국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금융주 편입 비중이 높을수록 성과가 좋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PLUS 고배당주 내 금융주 편입 비중은 56.25%로 4개 운용사 ETF 중 유일하게 과반을 기록했다.
수급 격차도 벌어지는 모습이다. PLUS 고배당주는 올 들어 1005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순자산이 5586억 원까지 증가했다. 반면 다른 3종(미래·삼성·KB)의 순자산 합은 1500억 원도 채 되지 않았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PLUS 고배당주는 2013년 4월 첫 분배금 260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750원을 지급하면서 연평균 10.11%의 성장률을 보여왔다”며 “편입 기업들이 재무 건전성과 본업에서의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과거부터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왔던 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로 배당주 투자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초 정부의 외국 납부세액 공제 방식 변경으로 절세 계좌 내 해외 주식형 ETF 배당금 과세 이연 효과가 사라진 점도 유입을 불러올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수치 외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단순 배당률 외에도 과거부터 배당금이 계속 성장해 왔는지, 향후에도 배당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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