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12일까지 진행하는 창립 기념 할인 행사인 '홈플런 is BACK'을 마친 다음 날 곧바로 대규모 프로모션에 돌입, 현금 확보에 주력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19일까지 '앵콜! 홈플런 is BACK'을 개최한다.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한 '홈플런 is BACK' 행사가 4~9일 기준 지난해 '홈플런'과 비슷한 매출을 올리고 방문 고객 수가 5% 신장하는 등 흥행하자 그 열기를 잇겠다는 의도다.
27개 점포에선 16일까지 점포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가 참여하는 '몰빵데이 시즌1' 행사를 연다. 주요 패션 브랜드가 최대 7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홈플러스는 이날 1000개 테넌트를 포함, 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밀린 상거래 채권과 정산 대금을 차례로 상환하고 있다. 법원의 승인에 따라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분과 올해 1~2월까지 3개월간 발생한 3457억 원 상당의 상거래 채권과 협력업체 중 매장 내 점포 임차인들에 대한 1127억 원 규모의 올해 1·2월분 미지급 정산대금을 변제해야 한다. 홈플러스의 어음이 은행권에서 부도 처리되면서 채권이나 대출 등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이 막힌 홈플러스로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대량의 현금을 유입시켜 미정산 사태를 막아야 하는 절실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우선 홈플러스는 점차 공급이 줄고 있는 제조 상품 대신 개별 독점 계약을 맺고 있어 납품해야 하는 신선식품 위주로 행사를 진행한다. 13~14일엔 '캐나다산 보먹돼' 삼겹살·목심을 100g당 990원에,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15~16일 '농협안심한우 전 품목'과 '휘라 노르웨이 생연어 구이용·횟감용'을 반값에 선보인다. 남독마이·마하차녹 망고(4개)와 '두칸 반반 딸기'(900g), '12Brix 블랙라벨 오렌지'(1.8㎏)는 9990원에, 각종 채소류는 반값에, 각종 식재료·과자들은 1+1에 판매한다. 각종 토마토를 할인가에 판매하는 '토마토 유니버스'도 진행하며 '봄나물 10종'과 자연산 도다리, 생물 주꾸미, 암꽃게, 전복 등을 특가에 판매한다.
일각에선 홈플러스 상품권을 받지 않겠다는 업체가 늘면서 갈수록 커지는 상품권 소비 수요를 행사로 소화하려는 목적도 연이은 프로모션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홈플러스 상품권 미사용 잔액은 400억~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23년 홈플런 첫 시행 후 '앵콜 홈플런' 행사를 진행해 왔다. 갑자기 행사를 연장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일부 우려하는 업체도 있지만 납품·입점업체들의 영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잘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14일 업체별 진행 중인 정산 시점, 정산 금액 등 협상안과 선지급 대금을 제외한 남은 정산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게재한 '정산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홈플러스 측은 "법정관리로 8000여 개가 넘는 협력사의 정산 요청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선(先)정산 요청까지 이어지면서 협상이 지연됐다"며 "각 업체와 약속한 지급일에 정산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4일을 데드라인으로 '정산계획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홈플러스는 정산계획안을 토대로 상거래채권(회생+공익채권) 정산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회생채권(4584억 원)에는 사실상 2월 정산 대금까지 포함돼 있어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홈플러스는 통상적으로 전월에 대한 정산은 매월 말일로, 3월분은 4월 말일이 지급 시일이다. 3월~4월 판매 대금과 금융부채 상환 유예로 인해 발생하는 잉여금 등을 통한 정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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