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골프의 전설 한장상(84) 한국프로골프협회 고문이 자신의 70년 골프 인생을 담은 평전을 발간했다.
한장상 고문은 13일 경기도 성남의 한국프로골프(KPGA) 사옥에서 열린 ‘한장상, 한국 골프의 전설’(저자 박노승)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골프는 내가 먹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스포츠”라며 “선수 시절 말도 못 할 만큼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많은 골프인이 이 책을 통해 한국 프로골프 역사를 체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장상 고문은 한국인 1호 프로골퍼인 고(故) 연덕춘(1916~2004년) 프로의 수제자다. 1960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올렸고 1972년까지 한국오픈 4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7승을 쌓았다. 1972년에는 일본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일본오픈에서도 트로피를 품었고 이듬해엔 한국인 최초로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도 출전했다.
한장상 고문은 “올해로 골프를 시작한 지 70년이다. 선수로 활동할 당시 국내엔 대회가 적어서 일본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면서 “당시 골프가방과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출전했던 상황이 기억난다. 매우 힘든 시기였고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일본오픈에선 내 공이 러프로 들어가니 한 일본인 갤러리가 ‘발로 차버리자’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던 것이 기억난다. 옛날엔 그렇게 선수 생활을 했다”고 돌아봤다.
‘골프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장상 고문은 “골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정말 끝이 없고 한이 없다. 지금은 골프가 하나의 활성화된 운동이지만 당시 골프는 먹고 살기 위함이었다”면서 “세월이 흘러 그때 고생과 눈물이 앞으로 후배 선수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고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출판 기념회에 함께 참석한 저자인 박노승 골프 칼럼니스트는 “한국 골프 역사를 글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장상 고문과 30번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책으로 엮었다”며 “이 책을 통해 한 고문을 비롯한 1세대 한국 프로골퍼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 속에 한국 프로골프의 터전을 만들었는지 조명받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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