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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美증시…4월2일 이후엔 불확실성 걷힐까[데일리국제금융시장]

‘트럼프, 오늘도 관세 언급 없었다’

안도감에 뉴욕증시 3대지수 상승

백악관 “4월엔 관세 불확실성 감소”

RBC, 연말 S&P500 전망 하향 조정

엔비디아 행사 앞두고 양자컴퓨팅주 상승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두 거래일 연속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 최근 증시의 움직임이 대부분 관세 계획의 불확실성에 따라 결정되면서 월가의 관심은 관세 불안이 언제 쯤 가라앉을 지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상호관세 계획을 발표하는 4월 2일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란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후에도 국가 별 협상이 예고돼 있다는 점, 경제 둔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3.44포인트(+0.85%) 오른 4만1841.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6.18포인트(+0.64%) 상승한 5675.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4.58포인트(+0.31%) 상승한 1만7808.66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는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시달린 후 급락에서 회복하는 모양새다. 이같은 회복을 통해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FRA의 수석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시장은 단기적으로 역추세 반등(counter-trend rally)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지만, 이번 반등을 계기로 불안한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시장이 점차 바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의 2월 소매 판매 지표가 최악의 상황을 하는 피하는 시나리오를 시사한 점도 투자자들이 안도한 배경이 됐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7227억 달러로 전월 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 상승률(0.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 분야에 대한 판매 현황을 나타내며 이는 전체 소비지출에서 30~4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주요 서비스 업종인 외식 부문 판매액도 포함돼 전체 지출의 향방을 짚어보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날 수치는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다는 우려를 지속할 만한 수준이지만 국내총생산(GDP)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대목에서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소매판매 가운데 미국 GDP 산정에 포함되는 통제그룹(control group)의 변동률은 1% 상승했다. 통제그룹은 전체 소매판매 중 변동성이 큰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 등의 업종을 제외한 데이터다. 리서치어플리에이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큐 응우옌은 “2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약했지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 만큼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살리기엔 충분치 않았다. 증시와 달리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이날 지표를 스태그플레이션의 또다른 정황으로 평가하며 기간물 별로 금리 방향이 엇갈렸다. 뉴욕 증시 마감 시점 전후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3bp(1bp=0.01%포인트) 오른 4.053%에 거래됐다. 반면 10년물은 1.8bp 떨어진 4.299%였다. BOK파이낸셜은 수석 투자전략가 스티브 와이엇은 이날 소매판매 지표와 관련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 대한 데이터는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별도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3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가 전월보다 26포인트 급락하면서 -20으로 떨어진 점도 시장의 둔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시장 전망치는 -1.8이었다.

백악관 “4월 오면 불확실성 걷힐 것”이라는데…RBC는 주가 전망 하향 조정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은 ‘트럼프 풋’에 선을 긋고 있지만, 동시에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메시지도 함께 내놓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상무 장관은 전날 NBC방송에서 “35년간 투자업계에서 일했다. 현재 시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좋은 조세 정책과 규제 완화 정책, 에너지 안보를 추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증시 약세에 대해 “건강하고 정상적인 조정이다.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증시 불안감이 해소되는 시점을 상호 관세가 발표되는 4월 2일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해셋 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지금부터 4월2일까지 일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4월이 오면 시장은 상호주의적 무역 정책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 일각에서도 이같은 시각에 동의하고 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전략가 팀은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일에 상호 관세를 발표하고 이후 몇 주 동안 정책 명확성이 추가로 확보되면 주식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적어도 5월이면 관세 불확실성이 걷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월가의 대체적 시각은 4월 2일 이후 불확실성이 감소하기보다 오히려 그 전까지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반킴 차다 미국 주식 및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적어도 4월 2일까지 지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 매도세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관세 발표 이후에도 미국 경제 둔화로 증시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추가됐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주식전략팀은 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주가를 종전 6,600에서 6,200으로 하향 조정했다. 약세장 시나리오에서의 지수 전망은 종전 5,775에서 5,550으로 낮췄다. 로리 칼바시나는 보고서에서 “성장세 둔화만으로도 증시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하게 된다”고 하향 사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부터 12월까지 주식 경로는 더 험난해지고 더 강한 역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컴퓨팅·중국 관련 주 ‘점프’, 비트코인 8만4000달러 선 회복


이날 증시에서는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급등했다. 디웨이브퀀텀은 10.15%, 퀀텀코프 40.10% 뛰었다. 이번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콘퍼런스를 앞두고 양자컴퓨팅 기술이 부각되면서다.

중국 경제화 올해 초 활발했다는 소식에다 바이두의 AI 개발 소식이 겹치면서 미국 증시에 등록된 중국 기업 주식 가격도 상승했다. 바이두는 9.01% 올랐으며 알리바바그룹은 4.59% 올랐다. 나스닥골든드래곤중국지수는 2.69% 올랐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치(3.7%)를 웃도는 것이자 시장 예상치와 동일한 것이다.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전월치(6.2%)를 밑돌았지만 시장예상치(5.3%)를 웃돌았다.

테슬라는 첨단 주행보조·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를 중국에서 한 달간 무료 체험판으로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경쟁 격화 우려에 4.79%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1.4% 오른 8만4304달러에, 이더는 3.2% 상승한 19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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